요즘생각 52

만나면 반가운 이가 되려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하라! 귀 기울이고 공감하라! '돌아보고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지금 작은 선물이라도 보내라'라고 했다. 책에서 봤는지, 유튜브 영상에서 들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 '커피 쿠폰이라도 보낼까'했는데 지나치고 말았다. 좋은 말, 덕담을 늘 해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 받기만 하고 제대로 답을 못한 친구 동기 후배도 떠오른다. 조만간 볼 기회가 없다면 그들에게 간단한 선물이라도 전하라고 했다. 은퇴한 지인이 새 업무를 하면서 찾아오는 일이 있다. 시간이 많아도 부를 때만 오던 사람들이 필요하니 시간을 내서 온다. 수년간 직장에서 만난 사람 중에 몇이나 반가운 사람으로 남았는지 돌아본다. 반가운 사람으로 남고 싶어서 나름 노력했는데 그건 혼자 노력으로 되는 건 아니었다. 지나가는 ..

요즘생각 2025.06.24

GPT도 직접 말하지 않은 것

쳇 GPT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봤다. '혼자 활동할 때 주의할 점이 뭘까요'라고. 범주를 나누어서 자세한 설명이 달렸는데 큰 범주로는 안전, 균형, 자기 관리, 스트레스 관리, 시간관리, 사이버 보안 이렇게 6개를 말했다. 사이버 보안은 혼자 인터넷을 사용할 때 개인정보 보호와 사이버 보안을 유지하고 사생활 보호 조치를 하라는 내용이었다. '혼자서 하고 싶어 하는 활동들은 주로 뭐가 있을지' 물었다. 독서, 여행, 운동, 음악, 요리로 나왔다. 세 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활동'을 물어봤다. 비슷하게 나온다. 독서, 요리, 운동, 미술 또는 공예, 음악이다. 순식간에 답해주는 데에 재미나서 연달아 질문을 올렸다. '혼자 하는 활동 중 가장 인기 있는 테마는 뭐가 있을까요'라고. 그건 자기 ..

요즘생각 2024.04.23

어느 세대든 흐르는 시간은 같다

시간은 작년에도 보냈고 한 달 전에도 보냈으며 일주일 전에도 어제도 오늘도 보내는 그 하루 속의 시간이다. 24시간은 정확하게 되풀이된다. 20대에도 보냈던 시간이 지금도 흐르고 있음을 깨달으면 매번 느낌이 다르다. 20대 때는 그 지나가는 시간을 어찌 보냈던가. 지금 이 시간이 새롭고 신비롭게 여겨지는 건 왜일까. 어느 세대이든 누구에게든 오늘이 처음이어서 그렇지 않을까. 개인에 따라서 순간이 아슬아슬한 어떤 줄타기일 수도 있고 푹 고아서 덜어내어 지는 무의 시간 낭비의 시간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각자가 얼마만큼 깨어서 그 시간에 정성을 들이느냐에 따라 남는 기억은 다를 것 같다. 일테면 지금 내 앞의 사람들에게 얼마나 집중하고 몰두하는지에 따라, 지금 내가 하는 일에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는지에 따라 ..

요즘생각 2024.04.23

연초록이 짙어지기 전에 자주 만납시다

생각지도 못한 비가 오네요. 월요일 아침부터 말이지요. 창 밖으로 빗소리와 분수대 소리까지 들려서 마음이 두 근 방 세근방해서 창문을 닫았습니다. 분명 어젯밤까지는 그렇게까지 너울거리지 않았는데 길가에 보이는 나무들이 연초록으로 너풀거리고 있어요. 아침에 차량을 도로에 진입시키던 순간 우측에 선 나무 한그루가 신세계를 보여주고 있더라고요. 비가 와도 저 이파리들은 더 푸러러 질 기세입니다. 이파리 없는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날 때 늘어선 느티나무 가지에 오매불망했지요. 언제쯤 싹이 나오려나. 꽃보다 이쁠 그 싹눈이 나오기를 아이같이 손을 꼽았습니다. 드디어 질긴 나무껍질을 뚫고 촉촉 뭔가가 필 때 그건 초록이 아니었어요. 출출 마른 껍질인가를 떨어뜨리고 날리기도 했으며 불그스름하게 보이기도 했지요. 빼꼼빼..

요즘생각 2024.04.15

봄날이 가는 길을 보고 왔다

- 혼 잘 방은 결국 정서적 안정을 찾는 방법이다. - 봄날이 가는 모습이 궁금하여 봄을 하얗게 만들었던 벚꽃길을 가보았다. 누구도 대동하지 않고 홀로 그 봄이 가는 꽃길을 갔다. 주말까지 온통 나뭇가지를 하얗게 휩싸고 있던 벚꽃잎들이 봄이 가는 길목에서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다. 정말 소쿠리 같이 넘실거리던 하얀 꼬투리가 불그레하게 거뭇해지고 있었다. 바닥에 점점이 꽃잎을 떨구고 있었다. 차들이 지나가며 휑하게 날리는 꽃가루 보다 무던히 지나오는 내 차 앞에 그냥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꽃잎들이 더 압박감이 컸다. 봄날이 간다는 예고 같았고 이제 가게 보내달라는 허락을 요구하는 것 같았고 그래 줘야만 할 것 같은 감동 그런 게 일었다. 궁금할 때는 직접 가보는 것이 역시 좋았다. 전 편의 글 '나에게 ..

요즘생각 2024.04.15

나에게 시간 투자하기

지난주 끝자락에서 그러니까 목금쯤 '혼자 사는 방법'에 관해서 글을 써보기로 했다. 수목금 바쁜 일정으로 그 생각을 이어가지 못하다가 주말에도 다른 데 정신이 팔렸었다. 이제야 그 생각을 이어간다. 수 차례 생각도 하고 말도 하고 간혹은 제법 실행을 하다가 중도에서 늘 멈추었던 '혼방(혼자 사는 방법) 찾기'다. 혼자 쇼핑도 하고 시장이나 마트에 장 보러는 수십 년간 다녔으면서 혼자 가는 산책에는 익숙하지 못하고 혼자 밥 먹으러 가는 것도 능숙하지 않다. 그 모두가 나에게 시간 투자를 안 하는 모습이다. 나를 들여다 보고 내 마음이 가는 대로 내 마음이 원하는 대로 들어주고 그대로 해주는 것. 나에게 시간을 줘야 하는데 늘 바빴고 타인을 위해서만 시간을 썼다. 찻집에 고요하게 혼자 앉아 차 한잔 마셔보자..

요즘생각 2024.04.09

님의 동선을 알 수 있는 방법

사무실에서 내다보면 아래층 옥상 바닥이 보입니다. 빗물이 톡톡톡 떨어지며 수없이 많은 동그라미를 그리는 걸 볼 수가 있어요. 물이 모이는가 싶은데 어디론가 다 빠져나가는 걸 보면 옥상 배수가 잘 되나 봅니다. 빗줄기가 쉼도 없이 퉁탕거려 놓고 사라져 버립니다. 아무리 빠른 사람이라도 손으로 저렇게 물을 쳐낼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려지는 동그라미를 보면서 빗발의 세기와 강수량을 점쳐봅니다. 요즘은 며칠 걸러 비가 오는데 온종일 저러고 있는 건 참 드문 현상이라고 합니다. 어지간히도 봄이 마땅찮은가 봅니다. 미세먼지에 칼칼한 바람까지 어제는 온종일 구름도 데려다 놓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그 칠 새 없이 마음까지도 꼽꼽하게 만듭니다. 페퍼민트 차를 한 잔 가져왔는데 의외로 맛있네요! 작두콩 차나 돼지감자 차를 ..

요즘생각 2024.04.09

사람 고쳐 못쓴다는 말

사람은 고쳐 못쓴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고쳐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즉 어르고 달랜다고 그 성격을 쉬 바꿀 수 없다는 말이고 바꾸고 고치는 것이 안 된다는 뜻이다. 어지간해서는 본연의 자기 생각을 절대로 수정하거나 굽히지 않는 게 사람이라는 뜻일 테다. 어느 날 머리를 치며 아하! 했었다. 그래서 운명이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나 했다. 의외로 사람은 자기 생각대로만 하고 살다가 죽는 것이다. 어느 한계에 닿기 전까지 어지간해서는 자기 고집을 꺽지 않는 사람을 왕왕 본다. 그 어떤 부모의 타이름이나 주위의 만류에도 변하지 않고 자기주장대로 사는 사람을 보니 그 말이 맞아 보였다. 운명이 바뀌지 않는다는 말은 참 무서운 말이 아닌가.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하고 내 주장보다 주위의 의견을 따르며 살았던 젊..

요즘생각 2024.04.09

비봉산에 올라

올려다만 보던 커다란 꽃나무가 내 키만 해졌다. 낮은 언덕을 올라 그 나무 키만큼 에 서보니 바라만 보아도 흰꽃 벚꽃은 참 절경이다. 그렇게 비가 시샘하더니 천지 개화를 더 불러다 놨다. 이렇게 쉽게 나올 수 있는데 홀로 이리 앉아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기회를 참 누리지 못한다. 오늘도 약속이 없었다면 여기 이렇게 먼저 와서 앉아있지도 못했을 것이다. 달큼한 공기가 무엇과 견줄 수가 없다. 꽃향기가 실려온다. 약속이라는 게 참 사람을 설레게도 하고 긴장하게도 한다. 홀로였다면 일요일을 거실에서 삐대고 있었을 것을, 단지 이 낮은 동네 산을 오르기로 만 했는데 그 약속을 하는 바람에 여러 가지 일처리를 하고 왔다. 나갈 거라는 설렘에 거실을 대충이라도 청소하고 생활 쓰레기를 분리하여 내놓고 차에 실고만 다..

요즘생각 2024.04.09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퇴근시간을 지나 후문으로 나갔었다. 퇴직하고 더 바쁘게 사시는 선배 언니가 오기로 해서였다. 저녁 무렵의 햇살이 제법 길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보통같으면 집으로 달려가기 바쁜 시간이었는데 모처럼의 약속으로 여유가 있었다. 공을 차며 뛰노는 학생들도 돌아보고 저만치 높은 곳에서 이제 막 하얗게 피어오르기 시작한 벚꽃도 눈에 담았다. 정작 주기로 한 책은 차에다 두고 이쁜 선물을 하나 싸들고 갔으니 반가움이 앞선 것이었다. 10여 년은 선배인데 늘 친구처럼 대했으니 혹시나 예의에 어긋나지는 않았을지. 늘 동세대 같이 말이 통했다. 모처럼 만나도 예나 지금이나 할 말이 그렇게나 많았다. 자녀들이 성장하고 낭군님과 두 분이 사시는데 나를 만나 저녁을 먹고 간다 했단다. 그랬더니 답신에 대뜸 "내 밥은 어쩌고..

요즘생각 2024.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