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에 이곳으로 와서 가을과 겨울을 보냈어요. 출근 전에 울창한 나무 밑을 제법 걸었고요. 그러다가 낙엽 지는 것도 보고 나무들이 벌거숭이 되는 것도 보았네요. 이전 캠퍼스보다 건물만 빼곡하게 지어놓은 것이 아쉽기도 했는데 그 사이사이 수 십 년 된 나무들은 제법 그늘을 만들더군요. 계절이 바뀌고 나무들이 벌거숭이가 될 때 나무들 사이에 하나 있던 정자도 한눈에 들어오더라니까요. 어느 날엔가 양지바른 남향 건물 아래에 새파란 순이 제법 키가 자랐더라고요. 마치 파 같았어요. 오늘 모처럼 주말에 나왔는데 그 기다란 새 순 군락 끝에 딱 3송이 노란 꽃이 피었네요. 그게 뭔지 압니까? 세상에나! '수선화'였습니다. 가방을 놓고 다시 건물을 내려가서 카메라에 담아왔습니다. 이런 날 저 멀리 매화를 보러 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