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생각

관심의 끈 놓지 말기

사과꽃 박홍정하 2023. 9. 2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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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데미 남명'  - 두번째 감상문 -

어제부터 내린 비는 하룻만에 사람들의 옷차림을 바꿔놓았고 남강 물을 두 배는 불려놓았다. 그렇게 많은 강물을 가까이서 보긴 처음이었다. 강가로 내려가 도도하게 흘러오는 물더미를 보는데 뭉클 눈물이 솟았다. 그 물들이 넘쳐 발 위로 나에게로 밀려올 것 같았다. 도도한 역사의 물줄기라는 말은 그렇게 압도되는 느낌에서 나온 말일까?

 

'아카데미 남명' 두 번째 특강이 있는 날이었다. '한국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성립'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번 특강의 강사님은 숙명여대 명예교수님이며 전 상지대 이사장을 지낸 이만열 선생님이셨다. 주최하신 김영기 교수님의 정이 뚝뚝 묻어나는 소개로 시작하여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전해주는 강의는 옥석을 캐듯 전해져 왔다. 가지 않았으면 몰랐을 내용을 보고 듣고 알게 되었다. 

 

매일 드나드는 캠퍼스인데도 엉뚱한 곳에 가서 강의실을 찾았다. 너무 일찍 왔나 생각하다가 잘못 온 것을 알아채고 잰걸음으로 강의실을 찾아갔다. 아는 곳에서도 이러하니 초행길은 오죽할까. 문득 모든 일이 이러하지 않을까 싶었다. 자기만의 세상 속에서 모두는 바쁘다. 그러다 보니 알아야 할 일도 너무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알아야 할 일을 너무 모르고 사는 건 아닐까 싶어서 늘 배우고 참여하려고 애쓰며 지나왔다. 그래도 여전히 너무나 부족한 모습에 매일매일이 배움의 연속이다. 그 와중에 떠오른 생각이 있다. 고개를 고 바라본다고 해도 마음을 기울여 관심을 가져야만 본질을 볼 수 있었다. 그러니 어떠한 일에 관심을 가지는 일은 특히 자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에 관심을 가지는 일은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우리 역사를 배우는 강의다. 항일 독립운동기에 독립운동 단체는 상해 임정 외에도 국내외에 여럿 있었다. 해방 후 정부 수립 운동 과정을 상세히 알게 되었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몰랐던 일이 더 많았고 부끄럽게도 처음 알게 된 일이 태반이었다. 정말 참석하기를 잘했다.

 

지금도 심심찮게 논란이 되는 이야기는 명확한 답이 나와 있는 일이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에 대한 논란이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선포식 사진을 보면 윗부분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국민 축하식'이라고 되어있다. 대한민국 건국은 이미 되어 있었으니  그 대한민국의 정부 수립 축하식이었다.

 

다음 사진은 '대한민국 관보 1호'다.

 

'대한민국 30년 9월 1일, 대한민국정부공보처'라고 되어 있다. 1919.4.11일이 대한민국 성립일 건국일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2008년 이명박 대통령 때 뉴라이트에 의해 '건국 60주년'으로 강조하던 일이나 박근혜 대통령 때에 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하여 1948년 건국설이 재 강조되었던 일에 대한 명확한 답이 이렇게 있었다. 

 


 

마음을 기울여 관심을 가져야만 본질을 볼 수 있었다. 당장 나와는 무관해 보일지라도 이념과 사상이 포함된 일이라면 쉽사리 사용하는 생필품도 그 출처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지 않은가. 반성하고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과는 어떤 대화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역사를 배우며 고민해야 할 일 같다.

 

나만 사는 세상이 아니고 감사하게 부여받은 인생이고 더불어 사는 세상이기에 내 욕심만 가질 수는 없. 하물며 부모 된 사람이고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특히나 대의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민족과 국가가 걸린 문제라면 그 관심의 깊이는 더 깊어야 할 것이다. 

(202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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