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대 항해 시대! 소프트파워를 키우자' - 윤종록 님 강의를 듣고 -

'아카데미 남명' 강의가 있는 날이었다. 연가를 낸 날이었지만 부득불 강의 교재를 가지러 사무실에 들러야 했다. 2주에 한번 열리는 강의인데도 이렇게 참여하는데 장애요인은 소소하게 펼쳐진다. 어디에서도 쉬 들을 수 없는 강의인만큼 방해 요소는 더 많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렇기에 매 시간마다 그 방해요인들을 뛰어넘으려 애쓰고 제법 진지한 마음으로 간다. 손 내밀어 잡기 전에는 그 어떤 일도 내 것이 되지 않기에.
놓치면 후회하실 거라던 강의 소개만큼이나 이번 회차 역시 나에겐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가 넘쳤다. 이 나이 되도록 여전히 이렇게나 알 거리가 많다는 것은 정말로 지식의 홍수 속에 살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정보비만사회라 해도 제대로 갖춰서 골라 들어야만 하는 지식은 산적하다. 이번에도 두 손으로 턱을 감싸 안게 만드는 말로 시작했으니 그 주제는 바로
'데이터 대 항해 시대, 소프트파워를 키우자!' 였다
이번 특강 강사님은 전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이었으며 정보통신사업진흥원장을 지냈고 현재 카이스트 초빙교수로 있는 윤종록 님이셨다. '아카데미 남명'을 연 '김영기'교수님께서 본인의 책을 자신보다 더 많이 읽고 더 홍보하고 직접 전화하여 강의 요청을 하셨기에 처음으로 이 지역에 왔노라 하셨다. 그러니 이 강의가 정말 얼마나 귀한 것인지는 말로 다 할 수 없다.
소프트파워의 원료는 뭘까요?라는 질문에 나는 'data'라고 적어놨다. 그리고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500년 전 대 항해시대가 열렸고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안 나라들은 배를 만들어 항해를 떠났단다. 배를 가진 자가 패권자였는데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이다. 그 시절에 원료는 바람(석탄)이었고 전기(석유)였고 이후 원자력(우라늄)이었단다. 이제는 데이터의 바다라 했다. 데이터의 바다를 항해하는 배는 AI라고. 데이터 대 항해시대는 누가 AI를 더 많이 가졌는가가 패권자가 된다고 했다. 바람과 전기와 원자력이 하드 파워였다면 AI는 소프트파워라 했다. 그렇다. 그 소프트파워의 원료는 데이터가 아니라 '상상'이었다.
기억의 반대는 '망각'이 아니라 '상상'이란다. 기억은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여행이지만 상상은 안 가봤던 길로 가는 여행이기에 기억의 반대말은 상상이라고 하셨다.
이스라엘 대통령 '시몬 페래스'님의 이야기와 '피터 텔'이 쓴 Zero to One'의 소개는 강의 초반부터 흥미진진했다. 원료가 있어서 복제를 통해 생산하는 가로(X) 축의 기술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1로 나아가는 수직(Y) 축의 진보 즉, 창조가 피터 텔의 책 'Zero to One'의 핵심이라 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창조 즉 상상을 혁신으로 만드는 것이란다. 한국에서 유일한 수직 축의 기업이 단 두 개인데 '네이버'와 '카카오'라고 했다.
'아카데미 남명'의 강의는 매 시간 몰랐던 한 사람의 강사로 인해 그 사람의 사상과 그 사람의 책을 만나게 해 준다. 강사님의 격조 높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번에도 읽을 책들을 꼽았다. '후츠파로 일어서라' '스타트업 창업국가' '대통령 정약용' '이스라엘탈피오트의 비밀' '작은 꿈을 위한 방은 없다' '이매지 노베이션'
아! 이번 강의의 주제는 '후츠파로 일어나라~'였다. 너무나 부족해서일까. 정말 처음 듣는 말이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강사님의 책과 강의 영상들이 넘쳤다. 그럼에도 난 왜 이제야 듣게 된 것인지. 무릎을 치며 강의에 참석할 때까지 후르츠인지 후파즈인 지 헷갈려했음을 얼른 숨겼다. 자세히 보고 적어보면서 안다. 원어로는 'CHUTZPHA'다. 맨 앞의 'C'가 묵음이고 '후츠파'로 읽힌단다. 내용은 유대인의 국민성, 7가지 창의력을 북돋아 주는 요소를 말했다.
그 7가지는 Informality(무형식, 형식의 타파), Questioning Authority(질문 권리), Mash up(섞임), Risk taking(위험 감수), Mission orientation(목표 지향), Tenacity( 끈질김 ), Learning from failure(실패로부터의 교훈)이다. 이 모두는 CEO가 부모가 교수가 끌어줘야 하는 덕목이라 했다. 그래야 앞서 말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힘 상상을 혁신으로 만드는 수직(Y) 축으로 갈 수 있다고 했다.
데이터 대 항해 시대! 소프트파워를 키우기 위해서는 상상력을 배양할 것을 주문하는 강의였다. 상상이 현실이 되게 혁신으로 이끄는 바탕으로 이스라엘의 후츠파 창조정신을 소개했다. 이제 책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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